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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별에서 왔니? (Lassen Volcanic National Park)

이젬마 12/14/2023 12:09:58 PM

어느별에서 왔니?

일명 젖꼭지산 또는 분홍산이라 불리우는 “라센화산국립공원”안에 있는 ‘Cinder Cone’을 소개하려고한다.






세계에서 발견된 화산을 4가지로 구분하는데 라센화산국립공원은 이 4종류의 활화산형태를 모두 볼 수 있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다. 191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이 산 주위로 많은 정착민을 이끌고 온 탐험가

피터 라센 (Peter Lassen)을 기리기 위해 공원이름을 ‘라센’으로 정하였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 사크라멘토 밸리 북쪽에 위치한 라센화산국립공원은 워싱턴국제공항(Dulles International Airport)

에서 출발해 리노-티호국제공항(Reno-Tahoe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해 차로 두시간반 정도 운전하면

공원입구에도착할 수있다. 

공원입구에서 ‘Cinder Cone’ 으로 들어가는 포인트주차장을 찾아 주차한 후 Tracking 할 준비(운동화나 하이킹슈즈

필수) 를 하고 그래도 대부분 평평한 길을 걸어 한시간쯤 가면 ‘Cinder Cone’ 을 향한 표지판이 다시 보이고 그때부터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돌가루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시커먼 ‘Cinder Cone’를 향해 올라간다.



산을 올라가는 길은 까맣고 크고 작은 돌로 이루어져 있고 정상에 올라가야지만 반대편에 펼쳐지는 분홍산들을

볼 수가 있다. 위 사진 속에 사람이나 나무의 크기를 보시면 얼마나 크고 높은산 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다른 곳을 찍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갔는데 날씨때문에 일정이 바뀌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시기적으로 8월이었기 때문에 더워서 몹시도 힘들었던 것 같다.

이곳을 방문하려면 4월이나 5월경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좋을 것 같다..

산 정상에는 서 있기도 힘겨울 만큼 늘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살을 에는 듯한 겨울바람이 싫으시다면

1~3월에는 삼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피사체가 너무 좋아 몇년 후 5월에 다시한번 갔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안전을 위해 공원측에서 길들을

모두 막아놓았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언제가 좋은지는 운에 맡겨야 할 것 같으다.

차를 주차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얼마 가지 못해서부터 땀을 비 오는듯이 흘리며 걸었다.

한 시간 정도 걸어갔을 때 안내판을 보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거의 다 도착 했는줄 알았는데 우리가 도착한 곳은 'Cinder Cone' 아래 입구였다.

여태까지 평평한 길로 거의 한 시간 걸어오는 것도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부터는 저 산을 올라야 한다니

발이 안내판 앞에서 얼어붙는 것 같았다.

저 산을 오르는데 소요된 시간을 재보지는 않았지만 힘든 것 비례해서 그런지 무척이나 오래 (두세시간정도)

걸렸던 것 으로 기억한다.

15파운드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카메라가방을 메고 한발 올라가면 두발 미끄러지는 돌산을 사진  찍기 위해

가져간 삼각대를 지팡이 삼아 무거운 발을 옮기며 올랐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사람의 서러움을 모른다고 말들을한다.

무더운 8월에 이 돌산을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진정으로 얼마나 힘든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어깨에 메고있는 카메라가방은 나를 땅속으로 파묻어 버리려는 듯 아래로 잡아당기는 것처럼 무겁고 발을

옮길때마다 미끄러지는 돌길은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 걸음 같기만 하고…

아마도 공포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는 영상처럼 임산부나 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절대로 시도하시면 안 되는

코스라는 느낌이든다.

삼분의 일정도 올랐을때 부터 너무 힘들어 뒤를 돌아 보며 그냥 내려갈까,말까 수없이 갈등하며

내가 무슨 큰~영화를 보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후회도 하고 절망을 반복하게 했던 곳….

분홍 젖꼭지산!!!





젖먹던 힘까지 다 동원해 두세시간 고생해서 정상에 도착하니까 너무도 세찬 바람에 날아갈 것만 같았다.

아마도 무거운 카메라가방을 등에 메고 있지 않았다면 바람에 넘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삼각대를 지팡이 삼아 간신히 허리를 펴고 서서 앞을 내려다 보니

“Oh my God ~~ " 상상할 수도 없었던 풍경이 힘들게 올라왔던 산 반대편 저 아래 펼쳐져 있었다.

“고생 끝에 낙” 이 이런것이다 라고 가르쳐 주는 듯 했다.


(산 정상에서 본 분화구)

위에 보여지는 사진이 정상에서 바라 본 화산 분화구

뻥 뚫려있는 것이 쇼핑몰에 가면  커다랗고 둥그런 플라스틱 통에 동전을 던지면 뱅글뱅글 돌아 떨어지는 기구처럼

생긴 것이 마치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나를 반겼지만 어느새 나의 다리는 후들후들 떨고 있었다.

빨려 들어 갈 것 같아 감히 가까이 접근도 못하고 멀리 떨어져서 사진을 촬영했다.

주변의 사람보다 훨씬 큰 나무들을 보면 분화구의 크기를 짐작할 수있을 것이다.




올라오는 길 반대편과 옆쪽으로 펼쳐지는 분홍산들…

숨이 턱까지 차 올라 죽을 것만 같이 힘들었던 것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느새 잊고

벅차 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시간도 없이 손가락은 자동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피사체가 워낙 멀리 있어 망원렌즈(100-400mm) 화각으로 보니까 어릴 적 넘어졌을 때 엄마가 상처에 발라주시던

빨간약을 발라놓은 듯한 분홍색 크고 작은 언덕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었다.

‘Cinder Cone’ 정상에서 보여지는 분홍색,보라색,붉은색,파란색,갈색, 밤색등 다양한 색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화산이 분출했던 곳에는 광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색상으로 보이는 것이라 한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빛과 색온도 차이로 시시각각 다르게 표현되는 색감이 너무 신기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눌러댔다.






분홍산 사이사이 앙증맞게 보이는 작은 소나무들은 화산이 폭발한지 어느듯 백년 이상 지났는데 용암이 굳어버린

돌을 뚫고 살아 올라와 저 분홍빛을 더욱 신비롭게 느끼게 해주는 초록색들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신선 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정신 없이 촬영하다 보니 어느순간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여 아쉽지

만 마무리를 하고, 내려 올 때는 산 반대편을 굽이 굽이 돌아 내려오면서 사진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더 힘들고

지쳤던 시간이었다.

아마도 내 평생 가장 많이 걷고 가장 힘들었던 날로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같다.

글, 사진

여행작가 이젬마 (한국사진작가협회 워싱턴지부)